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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카테고리 없음 2021. 3. 8. 14:49

    아마존이 세계 역사 무대 위에 등장한 것은 트로이 전쟁 때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그리스의 미녀 왕비 헬렌을 납치해간 것에 복수하기 위해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연합해 1,000개의 전함을 띄웠다고 하는데, 이 전쟁은 트로이가 멸망할 때까지 10년 동안 계속되었다. 우리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통해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트로이 전쟁에 대해 쓴 사람이 호메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는 <호메르스, 그 뒷이야기>라는 일종의 < 일리아드> 2탄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트로이는 지금으로부터 약 3,400년 전 오늘날의 터키 서쪽 해안에 있던 전설의 왕국이다. <호메르스, 그 뒷이야기>를 보면 그리스가 트로이에 쳐들어오자 트로이 인근 지역의 전사들이 그리스의 무도한 침입을 막으려고 트로이로 몰려왔다고 한다. 그중에는 섬나라 레스보스의 여왕 펜테실레이아와 그녀를 수호하는 뛰어난 여 궁수들도 있었다. 레스보스는 자국 내 노예로 사는 남자들에게 무기를 주면 반항할 것이라고 여겨 남자들은 무기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하고 용감한 여자 궁수들이 국방 업무를 담당했다. 여 전사들은 칼이나 창을 쓰기에는 힘이 남자들에 비해 달리기 때문에 창칼 대신 활쏘기로 무예를 단련했다. 그들은 오늘날의 궁수들처럼 활시위를 귀 쪽으로 당기는 것이 아니라 가슴 쪽으로 당겼는데, 사춘기가 되면 유방 때문에 활쏘기가 불편해 진다는 이유로 성인식 때 오른쪽 유방을 들어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레스보스의 여 궁수들을 mazos, 즉 '가슴'이 없다. 라고 해서 'a-mazos 가슴이 없는 자' 또는 '아마존'이라고 불렀다.
    레스보스 섬을 다스리던 펜테실레이아 여왕과 그녀를 호위하는 아마존들의 활 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던지 칼과 방패에 의존하던 그리스 전사들은 성벽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화살을 맞고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전세가 불리해진 그리스 전사들은 그리스 최고의 무장인 아킬레스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아킬레스는 화살 사이를 날렵하게 피하며 달려가 펜테실레이아를 단번에 넘어뜨리고 살려달라고 비는 그녀를 단칼에 처치했다.
    그런데 아킬레스는 죽어가는 펜테실레이아를 보는 순간 그녀야말로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 할 수 있는 유일한 여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랑과 이별의 감정이 뒤섞인 눈물을 동시에 흘렸다고 한다.
    이렇듯 여성상의 상징인 가슴 한쪽을 도려내는 남다른 고통의 감정을 공유한 아마존 전사들은 고대 서방 세계에서 유일한 여성 기득권층이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용감하게 열심히 싸웠다.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는 미국 등산복 브랜드다. 원래 용도는 험한 산 정복에 필요한 특수 복장이다. 미국과 유럽의 높고 험한 산들의 남쪽 면은 대부분 등산로를 따라 원만하게 올라갈 수 있지만, 북쪽 면 즉 노스페이스는 거대한 회색 비석처럼 깎아지른 석회절벽으로 되어 있어 겨울에는 온통 눈과 빙하로 뒤덮여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악마의 계곡이 된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려는 수많은 산악인들은 겨울의 알프스 산맥과 록키산맥의 북쪽 절벽, 즉 노스페이스에 오르는 것을 꿈꾸며 등산 연습을 했고 이후 노스페이스는 산악 의상용품 브랜드의 이름이 되었다.
    #보라색
    보라색을 영어로 purple이라 하는데 바로 타이르의 푸르푸라 조개에서 나온 색이다.
    타이르 섬은 그리스 전성기였던 고대의 전설적 부촌이었다. 규모가 작은 섬 나라였지만 문명이 놀랍도록 발전했다.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 정복에 나서기 전 타이르를 침략해 페르시아와 인도까지 원정군을 보낼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정도로 돈이 많았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타이르섬 사람들은 배를 빠르고 날렵하게 잘 몰아 지중해 곳곳에 무역센터를 세워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타이르 사람들의 노른자 사업은 뭐니 뭐니 해도 옷감에 물을 들이는 염료 생산이었다.
    타이르의 앞바다에는 '푸르푸라'라는 특이한 조개가 살았다. 이 조개는 위협을 느끼면 문어처럼 액체를 내뿜는데, 붉은색과 짙은 군청색이 아름답게 조화된 매우 황홀한 색상이다. 타이르의 해녀들이 식용 조개를 캐러 바다 밑으로 잠수하던 중에 이 조개가 내뿜는 액체의 색을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되었다. 특히 물의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에는 푸르푸라가 이 액체를 마구 내뿜어 바위 주변이 온통 보랏빛으로 빛났다고 한다. 해녀들은 어느 해 여름 푸르푸라를 닥치는 대로 따다가 큰 통에 넣고 썩힌 다음, 찌고 끓이고 졸이는 등 여러 실험을 거쳐 마침내 영롱한 보라색 염료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염료로 물들인 옷감은 지중해의 날카로운 햇빛에 반사되면 투명하면서도 신비로운 보랏빛이 돋았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 조개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푸르푸라는 타이르 사람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려주는 효과로 효자 수출 상품이 되었다. 타이르는 이 염료 산업의 활성화로 도시 곳곳에 푸르푸라를 썩히는 항아리가 놓여 여름 내내 도시 전체가 조개 썩는 냄새로 진동했다고 한다. 오늘날까지 보라색을 영어로 purple 이라고 하는데 바로 타이르의 푸르푸라 조개에서 나온 색이기 때문이다.

    비지니스 인문학
    조승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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