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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여자
    카테고리 없음 2021. 2. 4. 19:44

    오랜만에 외출한 세 여인이 승학산을 올랐다. 옷차림은 각각이지만 마음만은 반가움 가득한 한 마음이다. 잠시 휴식 중. 부지런한 언니가 준비해 온 간식 탐색 시간이다. 방울 토마토, 찐 고구마, 온갖 채소가 들어간 지짐, 초코릿 등 다양하게 맛을 본다. 짬을 내어 폰 내용 확인도 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하다 저승에서 후나 오빠에게 답한 '테스형이 후나에게'노래도 따라 불러 본다. 우리는 부산 사람이라 경상도 사투리가 정겨워 귀에 착 달라붙는다.

    꽃동네를 향해 내려갔다. 솟대가 우리를 반긴다. 장독도 함께 있다. 어릴 때 물 긷던 생각이 떠오른다. 골목 입구에 있는 우물에서, 동이에 물을 담아 이고 가서 부엌에 있는 두멍을 가득 채워야 했다. 진흙으로 만든 동이는 무거워 정수리가 아팠다. 짚으로 만든 똬리를 동이 밑에 얹었지만 긴 골목길을 다 가려면 머리위가 아팠다. 동이 양옆에 있는 들손을 잡고 동이를 올렸다 내렸다 했다. 두멍 속에 물이 가득 들어 있어야 밭에서 조금이라도 일을 더하고 늦게 온 엄마가 물을 마음껏 쓸 수있다. 밥 짓고 채소 씻고 소죽 끓이려면 물이 많이 필요했다. 가끔, 내 키가 작다고 생각 될 때, 물동이 때문에 내 키가 자리지 못 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건 아니겠지? ㅎㅎ

    앞모습도 예뻐요. 돌아서서 찰칵! 좋아요.
    ㅋ ㅋ!

    이제 사진 속에 진짜 세 여인이 되었다. 한 여인이 늦게 합류했다. 시진 밖에도 한 여인이 있다.

     

    오늘 한 여인의 생일이다. 설 일주일 전 엄마는 설날에 사용할 가래떡을 다 해놓고 아이를 출산했다. 설이 코앞이라 딸을 낳은 엄마는 다음날 바로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으리라 짐작된다. 아마 그때는 남아선호 사상이 심했던 1953년도이니까.
    어쨌든 그 아이는 50년을 살고 19번째 생일을 맞았다.
    생일 축하노래와 점심도 대접받았다.
    생일 턱으로 점심값을 내려고 했는데 신 언니가 자리에 앉지도 않고 카드부터 내밀었다.
    야~호! 멋진 하루를 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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