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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령!
달구미
2020. 10. 22. 13:58

늦가을 낮은 벌판이나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든 피어 있는 억새는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더해준다.
'수크령'역시 가을철 가장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수크령'이란 이름은,
비슷하게 생긴 식물인 '그령(암크령)'에서 나왔다.
그령과 닮았는데 좀 더 뻣뻣하고 이삭이 크다는 의미에서 '수크령'이라 한다.
수크령은 언듯 보면 한해살이풀인 강아지풀과 똑 닮았다.
강이지풀의 크기는 손가락 한두 마디 길이에 불과하지만
수크령의 꽃이삭은 성인 손바닥만 할 정도로 커다랗다.
강아지풀은 꽃이삭이 강아지 꼬리처럼 아래로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다면
수크령은 커다란 꽃이삭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다.
바닥에서 수십 cm로 낮게 자라는 강아지풀과 달리 수크령은 키가 1m 남짓으로 크고 줄기도 굵고 잎도 훨씬 크다.
수크령은 아주 억센 풀이다. 강아지풀과 달리 꽃이삭의 털 까끄라기는 아주 까칠하고 줄기나 잎 모두 질긴 편이다.
질긴 특징 때문에 수크령은 '결초보은'이란 한자성어를 만들기도 했다.
풀을 엮어 은혜를 갚는다는 이야기다.
요즘 학자들은 수크령의 질긴 특성을 활용해 산 비탈면 등을 덮어 산사태를 막는 풀로 이용하려고 연구하고 있다. 또한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최새미•식물칼럼니스트
위 사진의 주인공은 수크령이 아니고 억새임.